[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가 공수처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의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공소청과 공수처 사이를 지휘·종속 관계로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논의된 검찰개혁 후속 입법과 관련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거나 공소를 유지하는 데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경우 공소청 검사가 공수처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공수처는 이에 반대했다. 공소청 검사뿐 아니라 군검사도 공수처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보완수사 요구 대신 ‘추가수사 의뢰’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소청 검사나 군검사가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공수처에 이를 의뢰하고, 공수처 검사가 필요에 따라 협조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절차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공수처법 개정 의견에서도 보완수사 요구는 검사와 사법경찰관 사이의 관계를 전제로 한 개념인 만큼 공소청 검사와 공수처 검사 사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수처가 직접 수사한 사건의 공소유지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공수처 검사가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지위로 법정에 출석해 의견을 밝히거나 서면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공소청 검사의 공소유지를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공수처가 공소제기를 요구한 사건에 대해 공소청이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공수처장 재정신청권’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인력 문제를 둘러싼 법 개정 방향에도 이견을 나타냈다.
현행 공수처법은 공수처 수사관 정원을 40명 이내로 두면서 검찰청에서 수사관을 파견받으면 해당 인력을 공수처 정원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에 맞춰 이 조항의 ‘검찰청’을 ‘중수청’으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는 중수청에서 파견된 수사관까지 자체 정원에 포함할 경우 인력 운용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해당 단서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견 인력을 별도 정원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 조직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 확대도 요구했다.
공수처는 중수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을 고위공직자 범주에 포함해 공수처가 이들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현행법상 경찰공무원은 치안감 이상만 공수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일선 경찰서장급인 총경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오는 10월 출범하는 중수청 소속 수사관 역시 현행 공수처법에 따른 수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검찰청 폐지 이후 중수청이 중대범죄 수사를, 공소청이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 본격화하면서 공수처의 권한과 위상을 어떻게 설정할지도 후속 입법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공소청에 공수처를 상대로 한 보완수사 요구권을 부여할지를 놓고 기관 간 독립성과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공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향후 국회 논의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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