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국방통’에서 64년 만의 문민장관까지…안규백 “참 복잡한 마음”

강재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8/31 [23:05]

20년 ‘국방통’에서 64년 만의 문민장관까지…안규백 “참 복잡한 마음”

강재현 기자 | 입력 : 2026/08/31 [23:05]

▲ 출처 = 뉴스1

 

[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20년 가까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지킨 ‘국방통’ 정치인에서 64년 만의 문민 국방부 장관까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취임 1년여 만에 교체 수순을 밟게 됐다.

 

군 출신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오랜 기간 국방·안보 현안을 다루며 전문성을 쌓아온 안 장관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문민 국방장관’이라는 상징성을 안고 국방부에 입성했다.

 

하지만 사관학교 통합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굵직한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 안팎의 논란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자신의 병적 기록을 둘러싼 의혹까지 불거졌다.

 

안 장관은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교체 결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참으로 복잡한 마음”이라며 감정을 억누르기 어렵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국민주권 정부의 첫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재임 기간에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 1년여를 돌아보면서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는 취지의 소회도 밝혔다.

 

안 장관은 지난해 7월 말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특히 군 장성 출신이 아닌 정치인이 국방부 장관에 오른 것은 1961년 이후 64년 만이었다.

 

안 장관의 발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오랜 국회 국방위원회 경력이 있었다.

 

5선 의원인 그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약 20년 동안 활동하며 간사와 위원장 등을 지냈다. 방위산업부터 군 구조 개편,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 등 주요 국방 현안을 오랫동안 다뤄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국방통’으로 불려왔다.

 

지역구가 접경지역이나 군부대 밀집지역도 아닌 서울 동대문구라는 점에서도 그의 오랜 국방위 활동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안 장관 역시 이날 국회에서 자신의 국방위 활동을 언급했다.

 

그는 국방위가 정치인에게 이른바 인기 상임위원회도 아니고 자신의 지역구 역시 접경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거론하며 그럼에도 20년 가까이 국방위를 지켜온 데에는 국방 문제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장관 취임 이후에는 의원 시절 다뤄왔던 국방개혁 과제를 직접 집행하는 위치에 섰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비롯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군 구조 개편 등 군 조직의 미래와 직결되는 정책들이 추진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하고 군 조직을 정상화하는 과제도 안 장관 앞에 놓였다.

그러나 개혁 과제의 속도와 방법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특히 사관학교 통합처럼 기존 군 조직과 인재 양성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정책을 놓고 군 안팎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충돌했다. 야권에서도 충분한 검토 없이 군 구조를 급격하게 바꿀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정부는 계엄 사태를 거치면서 드러난 군 지휘체계와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문민통제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안 장관 개인을 둘러싼 병역 논란도 임기 후반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안 장관이 과거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당시 군무를 이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야권은 국방부 장관의 병적 기록을 문제 삼아 공세를 이어왔다.

 

안 장관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방위에서도 당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병역 면제가 가능했지만 스스로 입대하기 위해 주소까지 옮겨 신병교육을 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관련 의혹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의혹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자신의 병적 기록을 둘러싼 문제를 직접 해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 장관은 후임 장관이 취임하면 인수인계를 마치고 다시 국회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이날 “저보다 훌륭한 장관 후보자가 오시기에 그분에게 바통을 넘기고 여러분과 함께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국회의원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장관의 후임으로는 육군 대장 출신인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지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강 후보자를 새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46기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군사전략과 작전뿐 아니라 한미동맹 현안을 직접 다뤄온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국방부 수장은 64년 만의 문민 출신에서 다시 군 장성 출신으로 바뀌게 된다.

 

올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비롯해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방위체제 조정, 사관학교 통합 등 굵직한 현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4성 장군 출신을 국방 수장으로 발탁한 데에는 군 조직의 안정적인 관리와 한미동맹 경험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안 장관 교체가 특정 정책 실패나 병역 논란 때문이라고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안 장관의 1년여 임기를 둘러싼 평가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으로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하고 계엄 사태 이후 군 조직 정상화에 나섰다는 점은 성과로 거론된다. 반면 사관학교 통합을 비롯한 개혁 정책의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는지, 군 내부의 혼선을 최소화했는지를 놓고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안 장관 스스로도 이날 자신의 임기를 ‘공과 과가 모두 있었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국방 분야의 정점인 국방부 장관직을 내려놓게 된 안 장관은 향후 다시 국회에서 국방·안보 현안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날 교체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길게 답하지 않았다.

 

“소감이 어디 있겠나. 푹 쉬고 싶다.”

 

20년 가까이 국방위를 지키고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까지 오른 안 장관의 1년여 임기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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