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국민의힘이 10일 수도권 주택 매매·전세·월세 가격 상승과 3기 신도시 ‘뉴:홈’ 입주 예정자들의 대출 문제를 앞세워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제안했다가 논란 끝에 사과한 ‘버스 하우스’까지 끌어오며 2030세대의 주거 불안을 정조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뉴:홈 나눔형·선택형 전용모기지복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이들에게 먼저 발언 기회를 줬다. 통상 당 지도부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택 문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배치하며 정부의 정책 변경 문제를 부각한 것이다.
‘뉴:홈’은 윤석열 정부 당시 도입된 공공분양주택 브랜드로 고양 창릉과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서도 사전청약이 진행됐다. 최근 본청약 단계에서 사전청약 당시 안내됐던 전용 모기지의 우대금리 등 금융지원 조건이 달라지면서 일부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손은정 비대위 홍보국장은 회의에서 정권 교체를 이유로 기존 정부의 공고와 정책자료에 대한 신뢰까지 끊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호소했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공공주택 사업의 특성상 정부가 바뀌더라도 국민이 기존 정책을 믿고 내린 주거·재정적 결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를 향해 수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장 대표는 “정부 정책 믿고 청약한 국민들에게 조건을 일순간에 변경하고 받아들이라고 하는 건 정부가 하는 분양사기”라며 “민간 건설업체에서 이런 일을 했다면 당장 분양사기로 처벌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게 비대위 관계자들과 조속히 간담회를 열고 정부를 상대로 현안 질의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뉴:홈 문제를 개별 사업의 금융조건 논란에 국한하지 않고 현 정부의 부동산·세제 정책 전반에 대한 공세로 확대했다. 특히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청년층도 보유세 등 세 부담 증가의 영향을 임대료 상승을 통해 받을 수 있다며 2030세대의 주거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정 원내대표는 과거 청년세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재형저축 등을 활용해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세 부담이 전·월세 가격에 전가돼 청년들을 이른바 ‘주거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세는 부동산을 넘어 정부의 증시 정책으로도 번졌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의 주식시장 정책을 ‘리딩방’에 빗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코스피 지수라는 바벨탑을 세우기 위해 청년을 등쳐먹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된 황희 민주당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 의원은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폐기되는 버스 등을 개조해 저소득 청년에게 단기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주거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확산했고, ‘폐버스 청년주택’이라는 표현과 함께 각종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황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황 의원의 사과와 별개로 이번 논란을 정부·여당의 청년 주거 정책을 비판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정 원내대표는 “심지어 민주당 의원은 폐버스 청년주택을 아이디어라고 내놓고 있다”며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청년을 향한 조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고작 세제 혜택 몇 개 거론하며 세심하게 챙겨주는 척하지 말라”며 대출 규제와 세금 중심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황 의원의 제안을 겨냥해 “본인들 자녀면 폐버스에 살게 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과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이른바 ‘가붕개’ 발언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공임대주택 방문 당시 발언까지 소환했다. 현 여권 인사들이 서민·청년층의 실제 주거 여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부동산 세 부담이 집주인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임대시장을 거쳐 청년 세입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주인의 세 부담이 커지면 월세가 오르거나 집주인이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기존 세입자가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제안을 함께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뉴:홈 입주 예정자들을 최고위원회의에 직접 초청한 것은 부동산 문제를 2030세대의 핵심 민생 이슈로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의 연속성 문제와 대출 규제, 세금, 전·월세 부담을 하나의 틀로 묶어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정부·여당 책임론으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특히 뉴:홈은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가 주요 정책 대상인 만큼 금융지원 조건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경우 정치권의 공방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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