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 청년주택’ 결국 사과한 황희…“청년 주거 엄중함 헤아리지 못했다”

강재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8/10 [15:07]

‘폐버스 청년주택’ 결국 사과한 황희…“청년 주거 엄중함 헤아리지 못했다”

강재현 기자 | 입력 : 2026/08/10 [15:07]

▲ SNS 갈무리

 

[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청년 주거 대책의 하나로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임시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버스 하우스(Bus House)’를 제안했던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이디어를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황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버스-하우스 제안에 대해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본 의도와 달리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황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SNS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다.

 

황 의원은 버스 하우스 구상이 정부의 주택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완하고, 주거비 부담이 큰 청년들에게 단기적인 거처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신속한 주거공간 마련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던 청년 단기 주거 프로그램”이라며 “정부 주도 주택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극심한 임시주거비 부담을 단기적으로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했다.

 

앞서 황 의원은 지난 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폐선박이나 중고 선박을 개조해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거론하며 국내에서는 폐기되는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제안이 알려진 직후 정치권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청년층이 겪고 있는 높은 주거비와 주택 부족 문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은 주말을 거치며 온라인상의 패러디로까지 번졌다. 버스 하우스를 고급 아파트 브랜드에 빗댄 ‘한남 더 휠’, ‘반포터 자이’, ‘아크로 리버스 파크’ 등의 표현이 등장했다. 버스의 바퀴나 차종 등을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 단지 이름과 결합해 정책 아이디어를 풍자한 것이다. 관련 이미지와 게시물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야당도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청년 주거 문제의 해법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황 의원 본인과 가족부터 ‘버스 하우스 1호 입주자’가 돼 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비판이 정책의 실효성 문제를 넘어 청년층에 대한 인식 논란으로 확대되자 황 의원도 자신의 제안이 청년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황 의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주거 당사자인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해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더욱 충실하게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황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들의 현실적인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보다 실질적이고 완성도 높은 주거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청년 주거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정책 제안이 당사자의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어야 하는지를 다시 부각시켰다.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공간을 고민했다는 취지와 별개로, 주거 취약 청년에게 폐버스를 개조한 공간을 제시하는 방식 자체가 청년 주거권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책 아이디어 단계에서 사과로 이어졌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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