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진압 등 국가폭력 가담자 서훈 취소, 국립묘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길주 기자 | 기사입력 2026/07/22 [10:38]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진압 등 국가폭력 가담자 서훈 취소, 국립묘지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길주 기자 | 입력 : 2026/07/22 [10:38]

▲ 5.18기념재단 제공

 

[한국인권신문=광주·전남·충청 취재본부 이길주 기자]

5·18공법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7월 21일 정부가 12·12 군사반란, 5·18 유혈진압 및 1980~1981년 계엄업무 관련자 소준열 등 76명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76점을 포함해, 국가폭력과 간첩조작 사건 관련자 167명에게 수여된 서훈 198점 취소안을 심의·의결한 것을 환영한다. 

이번 조치는 군사반란 행위와 국가폭력을 공적으로 인정했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첫 걸음이다. 그러나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거나 확정판결을 피했다는 이유로 서훈과 국가예우를 유지하는 인물이 더 이상 남아선 안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그치지 말고 국가폭력의 지휘·승인·실행·지원에 관여한 인물들의 서훈을 전면 조사해 추가 취소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조치를 계기로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진압 등 헌정질서 파괴와 국가폭력에 가담한 인물들의 국립묘지 안장 문제도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국가폭력 관련 공적으로 받은 훈·포장을 취소하면서도 해당 인물을 국립묘지에 안장해 계속 예우하는 것은 명백한 제도적 모순이다.

우리는 2025년 국립대전현충원 탐방을 통해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진압에 관여한 인물들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현실을 확인했다. 일부는 기소되지 않았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일부는 확정판결 전 사망해 현행법상 안장 결격 사유를 적용받지 않았다. 

현행 국립묘지법이 형사처벌 여부를 중심으로 안장 자격을 판단해 헌정질서 파괴와 국가폭력에 대한 역사적·사회적 책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훈·포장이 취소되거나 국가폭력 가담 사실이 확인돼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안장을 제한하기 어렵다. 이미 안장된 인물에 대한 재심사와 안장 취소 기준도 불명확하다. 서훈이 취소돼도 20년 이상 군 복무 등 다른 요건을 충족하면 안장 대상이 될 수 있다. 

국립묘지는 단순한 장지가 아니라 국가가 누구를 기리고 기억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 공간이다.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침해한 인물을 계속 예우하는 것은 국립묘지의 영예성과 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에 우리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국가폭력 관련자의 국립묘지 안장 현황과 국가예우 실태를 즉시 전수조사할 것. 
둘째,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진압, 고문·조작 수사 등 국가폭력 가담 사실이 확인된 인물은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국가예우 자격을 재심사할 것. 
셋째, 국립묘지 안장 기준에 역사적·사회적 평가를 반영하고, 헌정질서 파괴범죄자와 국가폭력 가담자를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국립묘지법을 개정할 것. 
넷째, 이미 안장된 인물도 새로운 사실이나 조사 결과가 확인되면 안장 취소와 이장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

훈·포장 치탈은 과거의 잘못된 포상을 바로잡는 출발점이다. 이제 국립묘지 안장과 국가예우 제도까지 함께 정비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조치가 일회성 결정에 그치지 않고, 국가폭력 책임자에 대한 국가예우 체계를 바로잡고, 역사정의에 부합하는 국가기억의 기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길주 기자 liebw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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