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경기·인천 취재본부 박천웅 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을 유엔총회 연설에서 공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사과가 없다면 한국의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30일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 출연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북한군 포로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코미디언 출신이라 그런지 쇼를 한 것”이라며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안 줄 뿐이지 여러 가지 인도적 지원을 해왔는데, 배은망덕도 이런 배은망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응에 따라 기존 지원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의원은 “사과하지 않으면 지금 지원하는 것도 재검토해야 한다”며 “외교라는 것은 신뢰인데 이것은 신뢰를 무너뜨린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양국 간 신뢰가 계속 훼손된다면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는 민주당이나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정해진 입장은 아니다. 김 의원은 국방위 내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재검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느냐는 질문에 “제 개인적 의견”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 문제를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해 왔지만 송환 사실은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이후 한국 측은 양측 사이에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측에 항의했고,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한국 측 설명과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외교적 논란으로 번졌다.
김 의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비공개로 협의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네바협약 제13조를 언급하며 전쟁포로가 대중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로의 신원이 지나치게 노출될 경우 당사자의 안전뿐 아니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비공개 협의가 이뤄졌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이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를 놓고 비판적인 보도가 나왔다.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이번 사안을 한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초래한 사례로 다루면서 양국 간 신뢰 훼손이 향후 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지적했다.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을 공개한 뒤 비공개 합의 여부를 놓고 양측 설명이 엇갈리자 지난 28일 안드리 베쉬킨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했다.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 자체를 둘러싼 논쟁에 이어 공개 과정과 양국 간 사전 협의 여부가 새로운 외교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의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천웅 기자 pcw8728900@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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