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중국의 한 고층 건물에서 70대 노인이 외벽 작업자의 안전로프를 빨랫줄로 사용하기 위해 잘라 가져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해당 로프를 사용하는 작업자가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추락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7일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발생했다.
외벽 보수 작업자 류씨는 당시 30층에서 작업을 마친 뒤 건물 2층에 설치된 작업 발판까지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안전로프 가운데 하나가 끊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발판에는 누군가 잘라낸 것으로 보이는 로프 일부가 남아 있었다. 다행히 로프가 잘린 시점에는 해당 로프를 사용하는 작업자가 없어 추락 등의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류씨에 따르면 안전로프의 전체 길이는 약 120m였지만 이 가운데 10m 이상이 사라진 상태였다. 로프가 짧아진 탓에 그는 정상적으로 1층까지 내려갈 수도 없었다고 한다.
확인 결과 로프를 자른 사람은 건물 2층에 거주하는 70대 후반 주민이었다.
해당 주민은 문제의 로프가 고층 외벽 작업자의 안전을 위한 장비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길게 늘어진 로프를 보고 빨랫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일부를 잘라 가져갔다는 것이다.
류씨는 주민의 나이 등을 고려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건물 관리업체와 협의한 뒤 훼손된 안전로프에 대한 보상금으로 400위안(약 8만원)을 요구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노인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관련 게시물 조회수는 6100만회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누리꾼은 고층 작업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장비를 임의로 훼손한 것은 단순한 재산 피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인이 로프의 용도를 몰랐더라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임의로 잘라 가져간 행동까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반대로 류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두고 지나치게 관대한 대응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위험성이 큰 행동인 만큼 책임을 명확히 물어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로프를 임의로 잘라 가져간 행위가 재산권 침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로프 훼손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등 추가적인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면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고에서는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고층 작업에 사용되는 안전장비가 훼손될 경우 작업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안전의식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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