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신호’ 보낸 이스라엘행 여객기…조종실서 흉기·몸싸움, 사우디 비상착륙

유연서 기자 | 기사입력 2026/09/30 [22:05]

‘납치 신호’ 보낸 이스라엘행 여객기…조종실서 흉기·몸싸움, 사우디 비상착륙

유연서 기자 | 입력 : 2026/09/30 [22:05]

▲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 탑승해 있던 한 승객의 옷에 부상당한 기장의 피가 묻어 있다. 엑스 갈무리


[한국인권신문=유연서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가 운항 도중 항공기 납치를 의미하는 비상 신호를 보낸 뒤 사우디아라비아에 긴급 착륙했다. 조종실에서 조종사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은 테러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은 이날 두바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항로를 변경해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플라이두바이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탑승객들이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다.

 

항공편 추적 자료에 따르면 FZ1073편은 이륙 약 2시간30분 뒤 순항 고도에서 갑작스럽게 고도를 낮췄다. 이후 일반적인 비상 상황을 알리는 신호를 보낸 데 이어 항공기 납치나 불법적인 운항 방해 상황을 의미하는 비상 코드도 송출했다.

 

항공기는 요르단 영공 인근에서 항로를 변경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고 결국 타부크 공항에 착륙했다.

비상 상황의 발단은 조종실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로 파악되고 있다.

 

AP통신은 사건에 관해 보고받은 당국자를 인용해 조종실에서 다툼이 발생했으며 조종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조종사는 착륙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승객들의 증언에서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이 드러났다. 일부 승객은 조종실에서 비명소리가 들렸고 이후 피가 보였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이 흉기에 찔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공격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객실 승무원 등이 조종실에 진입해 상황을 수습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와 충돌의 정확한 원인, 공격 동기 등은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조종사들의 국적을 두고도 외신과 현지 언론의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항공기가 비행 도중 납치 관련 비상 신호를 보내자 실제 피랍 가능성을 우려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항공기에 다수의 이스라엘인이 타고 있었던 만큼 군과 정보기관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초기에는 조종사 사이의 다툼에 따른 우발적 사건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고의적인 항공기 장악 시도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테러 시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동기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사건 발생 이후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에 나섰다. 총리실은 상황이 통제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스라엘 승객들을 안전하게 귀국시키기 위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이두바이 역시 관계 당국과 협력해 사건을 조사하고 승객들을 위한 대체 항공편을 마련하는 작업에 나섰다.

 

조종실 내 다툼으로 여객기 운항에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2년 제네바에서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항공편에서는 조종사 두 명이 조종실에서 몸싸움을 벌여 이후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당시 항공기는 운항을 계속해 예정대로 착륙했다.

 

플라이두바이는 두바이를 거점으로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다. UAE와 이스라엘은 2020년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이후 양국을 오가는 민간 항공편을 운항해왔다.

 

이번 사건은 항공기가 납치 관련 비상 신호까지 송출하고 이스라엘이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진 만큼 각국 당국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연서 기자 ausl13@seh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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