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광물 열어줄게”…탈레반, 트럼프에 손 내민 이유

강재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8/31 [19:41]

“1조달러 광물 열어줄게”…탈레반, 트럼프에 손 내민 이유

강재현 기자 | 입력 : 2026/08/31 [19:41]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이 미국에 광물자원 개발 투자를 제안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20년에 걸친 전쟁의 과거를 뒤로하고 경제 협력을 확대하자는 메시지까지 내놨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은 광업과 인프라, 농업, 무역 분야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전적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타키 장관은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의 관계를 지난 20년간의 전쟁이라는 렌즈를 통해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의 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양국 관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경제 정책이 “완전히 열려 있다”며 미국 기업의 투자 유치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이 같은 투자 제안을 실제 백악관에 직접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탈레반이 미국에 꺼내 든 카드는 아프가니스탄에 묻혀 있는 막대한 광물자원이다.

 

아프가니스탄에는 구리와 철광석, 코발트, 금, 리튬 등 다양한 광물이 매장돼 있으며 그 잠재적 가치가 1조달러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과거부터 제기돼왔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이 포함돼 있어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받아왔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뒤 중국과 이란 등 주변국과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왔다.

 

FT에 따르면 탈레반은 금과 크롬 등 광물 개발을 위해 70억달러 이상의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무타키 장관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 복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2021년 폐쇄된 수도 카불의 미국 대사관을 다시 열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무타키 장관은 미국 대사관과 관련해 “우리가 안전을 확보했고 도로를 정비했으며 나무도 새로 심었다”며 현재 주변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탈레반이 미국에 경제·외교 협력을 동시에 제안한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해외 동결자산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탈레반의 궁극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화하고 해외에 동결된 아프가니스탄 자산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 동결된 아프가니스탄 중앙은행 자산은 약 95억달러 규모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상당액이 미국에 묶여 있다.

 

무타키 장관은 “어떤 국가나 기관도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자산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제재 완화와 자산 반환을 촉구했다.

 

미국과 탈레반의 관계는 2021년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미국은 현재 탈레반 정권을 아프가니스탄의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 역시 여성과 소녀의 교육·취업을 제한하는 정책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미국이 탈레반의 투자 제안에 실제로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경제 협력과 외교관계 정상화에는 인권 문제와 국제 제재, 테러 대응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탈레반이 미국에 광물자원 개발 참여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중국 등 주변국에 집중됐던 경제 협력의 외연을 미국까지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년간 전쟁을 벌였던 미국을 향해 탈레반이 ‘광물과 투자’를 앞세워 손을 내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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