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경기·인천 취재본부 박천웅 기자]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 인력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수색·구조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여야도 초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7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전날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의 라수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네팔 경찰 등의 집계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까지 네팔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최소 16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됐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가운데 9명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함께 현장에 있던 한국인 10명은 한때 고립됐지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은 중국 티베트와 맞닿은 히말라야 산악지대다. 홍수는 거대한 양의 물과 진흙, 암석 등이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면서 주변 마을과 도로, 기반시설을 덮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빙하 붕괴가 지목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네팔·중국 국경 인근에서 관측된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지진이 아닌 빙하와 암석의 대규모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빙하와 암석이 계곡 아래로 무너지면서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져 하류 지역에 대규모 피해를 냈다는 분석이다.
위성사진에서도 해발 약 5200m 지점의 빙하 일부가 무너져 1200m 아래 계곡으로 쏟아진 흔적이 확인됐다. 정확한 붕괴 원인에 대한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긴급 대응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정부에는 네팔 정부와 현지 관계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종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구조 작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실종자 가족에 대한 지원과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 추가 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현장 대응을 위해 11명 규모의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네팔에 파견한다.
대응팀은 외교부 4명과 소방청 5명, 경찰청 2명으로 구성됐다.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가 팀장을 맡는다.
대응팀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홍콩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로 이동한다. 현지에 도착한 뒤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네팔 당국 등과 협력해 연락이 끊긴 한국인들의 소재 파악과 수색·구조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신속하고 안전한 수색과 구조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통화해 구조 인력의 현지 급파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국회 차원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에 실종자 수색과 구조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한 원내대표는 신속대응팀 파견뿐 아니라 네팔 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민주당과 국회도 우리 국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초당적인 협조 방침을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국민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면서 구조 작업에 한시도 지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네팔 집권당 대표에게도 위로 서한을 보내 실종된 한국 국민의 무사 구조를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연락 두절자와 고립자가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네팔 당국이 우리 국민의 수색과 구조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여야는 이날부터 각각 예정된 워크숍과 연찬회 일정은 진행하되 네팔 대홍수 상황을 고려해 공식 행사에서 술을 제공하거나 반입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과 소속 의원들의 청와대 오찬 일정도 연기했다.
정부와 현지 당국은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홍수로 현지 도로와 통신 등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훼손된 데다 산악지대라는 지형적 특성까지 겹치면서 수색·구조 작업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네팔 당국과 국제 구조 인력은 피해 지역에서 헬기 등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역시 신속대응팀을 중심으로 현지 당국과 공조해 한국인 실종자 수색과 구조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27일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로 불어난 강물이 산악지역을 휩쓸고 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박천웅 기자 pcw8728900@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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