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10일 만에 국립중앙박물관 무대에 오르고, 90일 뒤 국제합창대회에서 금상을 거머쥔 31명의 아이들이 감동 서사를 만들어냈다. tvN 다큐멘터리 ‘앙상블’이 그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17개국 출신의 아이들이 모여 합창단을 구성하고,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팀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담겼다. 처음에는 언어도, 발성도, 리듬도 제각각이던 아이들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화음을 맞춰가며 변화를 만들어냈다.
프로젝트를 이끈 김문정 음악감독은 “합창은 단순한 음악 활동이 아니라 관계의 집합체”라며 “잘하는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아이들을 찾는 데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기술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트로트 창법이 익숙해 합창에 어려움을 겪던 황민호 군의 경우, 다른 단원들이 자연스럽게 소리를 보태며 그를 감싸 안았고, 이를 계기로 팀 전체의 호흡도 점차 안정돼 갔다.
보컬 마스터 채미현 감독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특히 ‘관계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은 서로의 음정뿐 아니라 감정까지 챙기며 함께 성장했다”며 “어른들이 잊고 지내던 협력의 방식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촬영을 맡은 성정은 PD 역시 연습실 밖의 순간들을 더 오래 기억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연습 전후로 뛰어놀고 장난치던 모습, 그리고 일기장에 담긴 “매일 오고 싶다”는 솔직한 기록들이 제작진에게 큰 의미로 남았다는 설명이다.
90일간의 여정 끝에 맞이한 무대에서는 대한민국국제합창대회 금상이라는 결과가 전해지며 현장은 감동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아이들의 시선은 성취보다 서로를 향해 있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이번 프로젝트가 남긴 가장 큰 메시지로 “혼자가 아닌 함께였다는 기억”을 꼽았다. 음악을 넘어 관계와 성장의 과정을 담아낸 이 다큐멘터리는 매주 화요일 밤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오애경 기자 dongkyung2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