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 차은선 문화부 수석] 얼마전 독주회를 악기박물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해 큰박수를 받았으며 협연 등 초대소프라노로 꾸준히 사랑받고있는 주인공 소프라노 김정아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로 중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회 건반 연주자로 헌신 하시고 계세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피아노 학원을 5군데 운영하셔서 자연스럽게 음악 소리만 듣고 자란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는 순간 급성 폐렴이 와서 심장이 정지 되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한번만 살려주시면 평생 하나님께 헌신하고, 내 딸을 찬양하는 사람으로 키우겠다”고 서원 하셨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살아나셔서 그 때 이후로 서원한 부분은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칼같이 지키십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것이 좋아서 성가대나 CBS합창단 활동을 통해 솔로를 하면서 지금까지 쭉 노래 한 것 같아요. 아버지는 통영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홀연단신으로 개인사업을 통해 자수성가 하셨어요.
제가 학창시절 인문계에서 성적이 올 ‘수·우’를 놓친적 없고, 내신, 수능 1등급이었기 때문에 제가 법대에 진학하기를 원하셔서 음악하는 것을 작년까지도 반대를 하시다가 올해 들어 백기를 드셨습니다. 이제는 누구보다 더 저를 응원하시고, 자랑스러워하셔서 예체능을 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반대에 힘들어하는 제자들과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응원의 말을 해줄 수 있어서 기뻐요. 저희 아버지가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비판적이셔서 어릴 때는 많이 힘들었는데, 성장할수록 그 말씀들이 맞다는 걸 느낄 때마다 더 지혜롭고, 강해진 것 같아 너무 큰 복이라고 느낍니다. 이시대의 음악가는 주관이 뚜렷하고, 독립적이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두 분 부모님을 통해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한국형 성악가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 평소 취미나 여가 시간은 어떻게 지내는지? 학교 수업과 레슨이 많지만, 여가 시간을 쪼개어 자기개발과 개인 작업과 작품 연구를 게으르지 않게 하는 편입니다. 운동, 독서, 여행, 언어공부에 치중을 많이 하고요. 최근 중점을 두는 공부는 남예종발레아카데미에서의 계기로 만나게 된 김희영 교수(발레학 박사)님과의 인연으로 9월 4일에 있을 130명의 오케스트라 학생들과 함께 하는 광명중학교 오케스트라 협연에 재미를 한껏 주기 위해 “오펜바흐의 인형의 노래” 발레 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또, 8월에 러시아에서 있을 리사이틀에서 “오브라도르스의 스페인 가곡”에서 접목시킬 플라멩고와 캐스터네츠를 연구하고 있고요, 제가 직접 찍은 등산과 여행 동영상과 제가 부르고 녹음한 크로스오버적인 곡을 입혀 유튜브 브이로그를 연재할 작업 중입니다. 그리고 문학과 노래를 연결시켜 팟캐스트를 연재할 작업 중에 있습니다. 남예종아카데미에서 발레와 댄스, 유투버 양성 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교수님들과 함께 많은 작업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추구하는 음악세계는? 클래식 음악은 서양 고전 음악이라는 뜻으로 역사적으로 주로 서양의 기득권층이 즐기던 문화여서 원초적인 근원을 생각하면 한국의 대중화가 쉽지 않은데, 스스로 생산성을 강조하는 현 시대에 어떻게 하면 대중과 소통하고, 꾸준히 존재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합니다. 저는 다양한 직업군의 관객 분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를 통하여 치열하고, 경쟁적이고, 타인을 믿을 수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이 ‘멘탈의 치유, 힐링, 자유, 리프레쉬 등’ 자신이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에 음악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화려한 무대를 마치고 박수 갈채를 받고 끝나는 가수가 아니라 아마추어지만 음악을 즐기는 그분들과 함께 하는 무대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음악은 연주자, 무대, 관객 삼박자에 그 모든 것을 소리 없이 만드는 스텝분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을 통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을 느끼는 중입니다.
* 한국형 성악가라 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그 뜻과 방법 한국 사람들이 클래식 성악 음악을 가깝게 하기 쉽지 않은 설문 이유들 중에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다’라는 비율이 크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한국 전통 가요가 나온 것은 일제 시대로 채 10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음악가들은 일제시대의 울분을 일본과 유럽에서 유학하며 자신의 작품으로 항거를 했기 때문에 한국 성악곡은 우리나라 특유의 한과 자존감이 살아있습니다.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한국인 성악가의 존립이유는 서양의 창법을 토대로 한국인의 색을 내는 것이 한국 성악 음악의 역사이자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근 한국 작곡가의 곡을 프로그램에 많이 넣고 있습니다.
성악가가 살아있는 작곡가의 곡을 그 분 앞에서 연주 한다는 것은, 매우 뜻 깊고, 긴장되는 일입니다. 그 작품세계를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표현해야하기 때문인데요. 요즘에는 현존하시는 현대 작곡가들과의 작업이 많아서 더 폭넓은 음악세계를 배우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 러시아 옴스크 페스티벌에서 신해철과 넥스트로 활동했던 ‘키보디스트 지현수’ 선생님의 ‘오시안의 시’라는 곡을 한 무대에서 공연하여 수백명 러시아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아 옴스크문화부장관상을 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시안’은 고대 켈트족의 용사인데 그의 시를 모티브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구절을 인용하여 그 목소리와 연기,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작곡가 선생님과 많은 소통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편, ‘차은선’ 작곡가님(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대표)의 ‘행복한 사람’을 한반도의 정중앙인 양구 펀치볼에서 예술인 3000명이 모였던 DMZ아트페스타에서 불렀던 경험은 가슴 벅찼는데요, ‘혼자서, 다함께 노래 불러라’라는 가사가 남북 분단의 현주소에서 세계의 비무장화를 바라는 마음이 그려져 다 함께 웃으면서 눈물을 짓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살아있는 거장 ‘임긍수’ 작곡가(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의 ‘강건너 봄이오듯’은 조수미 선생님이 부르신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곡인데 우연찮게 임긍수 선생님의 생신에 부르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고, 제 목소리를 칭찬해주셔서 매우 감격스러웠습니다. 음악가의 성품은 자신의 창조물인 작품에서 숨김없이 나타난다는 말을 삶에서 보여주시는 인품에 한 번 더 저 자신을 돌아보고, 고개 숙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편, 자신의 삶을 글로 만들고, 연주하는 ‘서영순’ 시인님의 만남은 여러모로 큰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데요. 그분의 시에 붙여진 ‘성용원’ 작곡가님(SW아트컴퍼니 대표)의 곡들로 8월 앨범 녹음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곡가님은 각 세대와 분위기에 맞게 다양한 색깔의 곡을 작곡하시는 폭 넓은 음악세계를 가진 분이시라 느꼈는데, 이번에 특별히 ‘카멜레온’ 같은 색을 지녔다는 저에게 맞는 곡을 선물해주신다고 하여 영광스런 마음으로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 올해 앞으로의 연주 활동 올해는 거의 매주 2회씩 작고 큰 연주회와 협연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6월 28일 경기세종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협연과 7월 3일 프라임홀의 독창회를 잘 마치고, 제가 기획한 단독 공연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7.26(금) 7시에 네이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소프라노 김정아의 하우스 콘서트”(KiBC, 원픽라이브)는 최소 2000명이 시청해주시고, 모바일로 실시간 관객과 소통하는 것에 뜻이 깊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톡,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에 이어 4번째 방문인 8월 25일부터 있을 러시아 크림반도 페스티발에서 있을 오케스트라 협연과 독창회에서는 “강건너 봄이오듯(임긍수)”, “바람의 길에서(서영순 시, 성용원 곡)” 초연과 “신아리랑(김동진)”, “내 영혼 바람되어(김효근, 세월호 추모곡)” 등 주옥같은 한국 가곡을 러시아에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10월에 테너 김지훈, 피아니스트 김진희와 함께 할 콘서트(IPAC홀)와 12월에 김중혁 트리오와 함께하는 “소프라노 김정아의 크리스마스 재즈 콘서트“ 단독 콘서트(마리아칼라스홀)를 계획중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김정아 소프라노는 세계무대에서 연주활동도 하며 사랑 받고있는 음악가이지만 다양한 수업도 맡아 교육에도 매진하며 많은 학생들이 따르고 있다. 오는 26일에 키비시하우스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노력하고 발전하는 김정아교수의 크고 작은 무대들이 기대된다.
차은선 문화부 수석 cha5219@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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