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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신문=강재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국회와 사법부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정치적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정조사 결과를 토대로 탄핵 추진 여부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법원장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국회 국정조사가 실제로 실시된다면 헌정사상 전례 없는 일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후 1~2주 안에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회 일정과 여야 협의 결과에 따라 실제 조사는 11월 말이나 12월 초 시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조사 대상으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과정과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을 둘러싼 갈등, 대법원장의 격려금 및 업무추진비 집행 의혹 등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대법관 후보자 제청권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대법원 간 이견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후보자 제청 과정에서 대통령 측과 관례적인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아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권이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 측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거부하고 새로운 후보자 제청을 요청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조 대법원장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다만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수 있을지를 놓고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국정조사를 먼저 실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을 규명하겠다며 국회 청문회를 개최했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 원칙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주요 증인들도 불참하면서 의혹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국정조사 역시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직접 출석과 관계없이 관련 자료와 증언 등을 통해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추진이 사법부 수장을 겨냥한 정치적 공세라며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정조사가 탄핵으로 이어지기 위한 사전 절차라고 주장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대법원장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당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방안과 국정조사 불참, 장외 투쟁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국정조사에 참여해 민주당의 주장에 반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대응 방식은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정조사의 실효성과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구체적인 위법 사실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강행할 경우 정치적 논란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국회의 조사 권한과 사법부 독립 원칙 사이의 관계다. 국회가 대법원장의 행정적 직무 수행과 관련한 의혹을 검증할 수 있는 범위, 개별 재판에 대한 조사 가능성 등을 놓고 법적·정치적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퇴근길에 국정조사 추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여야가 국정조사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놓고 정면으로 맞서면서 향후 국회 본회의에서의 계획서 처리 여부와 조사 범위, 증인 채택 등을 둘러싼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재현기자 yunjohara@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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