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수록된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1,166억3000만 달러로, 중국(1937억20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로 집계됐다. 한편 독일 522억8000만 달러와 일본 506억2000만 달러, 두 나라의 흑자를 합쳐도 한국이 더 많았다. 7~8월에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000만 달러로, 독일과 일본의 합계(808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등 7~9월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역사상 처음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독일과 일본의 합산 수치를 넘어선 것이다.
대한민국이 제조와 수출의 세계 초강국인 ‘독일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더 남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 작은 나라가 전세계의 달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격스럽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우리 역사상 이런 적이 또 있었던가?
게다가 올해 명목 1인당 GDP 전망(IMF의 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을 보면, 대한민국은 43,512달러 정도로 처음 4만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독일 64,000~65,000달러) 이로써 일본(35,700 ~ 36,391달러)을 큰 차이로 완전히 앞지르게 된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독일과 일본은 꿈에나 그리던 나라였다. ‘우린 언제나 저렇게 잘살 수 있을까?’ 희망하고, “잘 살아보세”를 노래하며 일했다. 하지만 꿈꾸고 노래하면서도, 실제로는 살아생전에 이런 모습을 볼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이런 날이 오고나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여한이 없어서 당장 죽으려 하니(?), 왠지 켕기는 구석이 있다. 분명 나라 전체로 돈을 이렇게나 많이 벌었는데, 내수 경기는 엉망이고 내 씀씀이가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이는 벌어들인 돈 대부분이 반도체에서 올린 결과라, 그 돈이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다. 또한 엄청난 경상수지 흑자의 원인은 세계적인 AI 붐으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폭등한 덕이다. 즉 올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의 원인은 대한민국의 기술과 능력 증대도 있겠지만, ‘운이 좋아서’라는 측면이 더 크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나 전 세계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중국 미국 등의 국가에서 반도체 공급을 늘리면, 한국은 수출이 줄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 불과 1~2년 후의 얘기란다. 결국 ‘독일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더 벌었다’며 좋아하는 시간은, 불과 1~2년 정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인구 감소와 세계적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 ‘우리가 독일과 일본을 합한 것보다 더 번 적이 있었다’면서, 한때 ‘반짝한 영광’으로 즐기고 만족해야 할까?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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