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위헌 판결, 풀어야 할 숙제들, 낙태가능 시점 논란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4/24 [17:29]

 

 

 

[한국인권신문=주신영 기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폐지 판결에 따라 낙태죄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낙태 가능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태아의 생명권 부여 시점과 산모의 자기결정권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시행하는 것이 맞는 지 여성인권단체와 종교단체 등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2주 이내를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너무 길다는 의견이 많으며, 15주면 태아 성별을 알 수 있어 이를 확인한 뒤 낙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인공임신중절실태조사에 따르면 낙태 수술 시기는 평균 6.4주로 대체로 임신 초기였다. 누적비율로 보면 임신 4주 이하 31.5% 8주 이하 84.0% 12주 이하 95.3% 등이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이 시기는 태아가 모체 밖으로 나와도 생존할 수 없는 시기다”며 “임산부의 건강에도 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취업포털 회사에서 실시한 낙태죄 폐지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은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낙태를 금지한 형법 조항은 내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령이 개정되지 않으면 전면 폐지된다.

 

정부와 여성단체, 진보단체 등은 낙태죄 폐지에 환영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종교단체나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은 여전히 태아의 인격체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번 헌재 판결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이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판단이라 간주하고 정부와 국회에 관련 법 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태아보다는 여성의 권리에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형법이 예외 사유를 두지 않고 낙태를 전면 금지해 왔으며, 모자보건법상 낙태 허용 사유도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여성이 불가피한 사유로 낙태를 선택할 경우, 안전성을 보장받을 수 없는 불법 수술을 감수할 수밖에 없어 건강권·생명권도 위협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과연 낙태가능 시점을 언제로 정하고 낙태죄 폐지로 인해 무분별하게 사회에 만연될 수 있는 낙태 유행을 어떻게 줄일 수 있냐는 근심이 사회 안팎으로 커져가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간 약 17만건의 낙태수술이 이뤄진다. 성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워지고 청소년 사이로 깊숙이 파고들면서 여중고생들, 대학생들 사이 음성적으로 행하는 낙태수술은 더 많을 것으로 보수단체들은 근심하고 있다.  낙태죄폐지반대전국민연합 관계자는 “낙태죄 폐지로 인해 사회에서의 낙태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이미 낙태죄 폐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낙태죄 폐지로 인해 불어닥칠 부정적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철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신영 기자 jucries62@hanmail.net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전정희 칼럼] 가을은 사색의 계절, 사라지는 여백을 그리워하며
이전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