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치료제인가, 놀이인가"… 청소년 사이 번지는 일반의약품 과다복용

조선영 | 입력 : 2026/06/08 [14:35]

▲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제공

 

[한국인권신문=조선영 기자]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반의약품을 과다 복용하는 이른바 'OD(Overdose)' 현상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로 여겨졌던 약물 오남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감기약과 수면유도제, 진통제 등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는 특정 약품의 복용 경험이나 효과를 공유하는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이를 접한 청소년들이 호기심을 갖고 약물을 접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일반의약품이라는 이름이 주는 '안전하다'는 인식이다. 병원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보다 위험성이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다 복용할 경우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성분의 경우 환각, 호흡 이상, 경련, 심장 기능 이상은 물론 간 손상과 같은 중대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약물 오남용 문제는 의료용 마약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반의약품을 이용한 과다복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관련 기관들도 청소년 대상 예방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경험담이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경각심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물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문제로 꼽힌다. 대형 진열 방식의 약국이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다양한 의약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이에 비해 청소년 보호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일반의약품은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만큼 판매 과정에서 구매 목적이나 사용 계획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계도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 대상 약물 안전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과다복용 위험이 있는 의약품에 대한 판매 관리와 복약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약물 관련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 대응 역시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기의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의 일부다. 그러나 그 호기심이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때는 사회 전체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약은 치료를 위한 수단이지 놀이의 대상이 아니다. 일반의약품 오남용이 또 다른 청소년 건강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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