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쓰레기장에서 17년 노동 착취당한 60대 구조

조선영 | 입력 : 2018/03/12 [15:23]

 

[한국인권신문=조선영 기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17년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며 착취당하던 60대가 구조됐다.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8일 잠실야구장 쓰레기장에서 17년간 분리수거를 하며 생활한 60세 A씨를 발견, 긴급 구조해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인권센터에 따르면 A씨는 야구장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쓰레기장에서 재활용품을 분류하는 일을 하면서 쓰레기장 내 컨테이너박스에서 생활해왔다. 발견 당시 A씨는 악취가 나는 남루한 옷을 입고 있었고 컨테이너박스의 냉장고 안에는 얼려놓은 밥 몇 덩이가 전부였다.

 

A씨는 "야구 경기가 있을 때면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일했고 오전에 잠을 잤다"며 "오후 1시쯤 일어나 다시 일을 해야 해서 쉴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처음에는 월 수십만 원을 받고 일을 시작했지만, 어느 시기부터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인권센터는 잠실 야구장 내 쓰레기장에서 일하는 민간업체가 A씨에게 일을 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잠실야구장 쓰레기장은 잠실야구장이 정식으로 위탁 계약한 민간업체가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분리해 보내는 곳이다.

 

관리주체인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관리 소홀을 인정하면서도 "A씨의 존재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또 민간 고물상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A씨가 어떻게 이곳에서 분리수거 일을 하며 살게 됐는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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