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말

배재탁 | 입력 : 2026/05/29 [09:45]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지난해 64일 취임)

그동안 살펴본 결과, 이 대통령은 본인을 드러내려는스타일이다.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여과 없이 이를 방송으로 내보낸다. 국무회의는 현 정부 들어 안건 심의를 제외한 전 과정이 생중계된다. 정부기관 업무보고와 청와대 브리핑도 생중계로 전환됐다.

SNS를 통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적극 피력한다. 취임 후 28일까지 이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은 644(하루 평균 약 1.8)에 달한다. 부동산 정책, 스타벅스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 조롱 의혹, 삼성전자 파업 위기에 대한 의견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이런 스타일엔 장단점이 분명하다.

국민과 직접 대화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속이 시원하고, 즉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기를 얻는 데도 유용하다. '뉴이재명' 현상으로 불리는 지지층 확장을 이끌어냈다. '국민주권정부'에 걸맞은 공개 행정으로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각 부서 장관 등 실무자들은 소외되고, 나아가 대통령이 먼저 던지면 실무자들이 뒷처리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시스템이 아닌 대통령 개인기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한 말에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이 대통령은 지난 1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달성이나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고,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지난 지금 부동산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3()’라는 해괴한 상황도 전개되고 있다. 즉 매매 거래 (거래 절벽), 전세 매물 (전세대란), 월세 매물 (또는 순수 월세 부담 가중). 서민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전세는 씨가 말라, 수 억 원이나 올라버렸다. 전세 사는 사람들은 무리하게 영끌해서 집을 사거나, 월세로 전환하거나, 서울 밖 전세로 밀려나는 수밖에 없다. 전세가 월세로 밀려나니, 월세도 매물이 줄거나 세가 부쩍 올랐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 자리에서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냐"고 말했다고 한다.

본인이 먼저 나서서 떠들며 장담해 놓고, 마치 실무자들 책임인 냥 왜 물어보나?

그동안 하던대로,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까지 금융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혀 왔다.

"고신용자에겐 저율의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겐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다" 또는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이른바 '금융계급제'"라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이 걱정하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이렇게 나가니까 경제학 박사(미 조지워싱턴대)이자 경제부처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SNS'왜 가장 여유 있는 사람이 낮은 금리를 누리고,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비싼 이자를 내야 합니까. 거꾸로 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글까지 올리 게 되었다.

이렇게 대통령이 잘 못 앞서가면, 실무자들은 말리기는 커녕 박자를 맞춰 더 앞서게 된다.

 

문재인 전 정부 시절엔 반대였다. 당시에도 부동산 때문에 아주 시끄러웠지만, 부동산 정책을 담당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책을 내며 기자 앞에 섰고 문 대통령은 평가만 했었다.

 

지금 이 대통령은 본인이 앞에서 설레발 놓고, 실무자들은 그 말이 맞든 아니든 뒷수습을 하기 바쁘다.

잘 되면 대통령 본인의 인기가 오르지만, 잘못되면 독박을 써야 한다.

 

앞으로 4년 남았다.

자기 사랑은 자기가 만든다니, 두고 봐야 겠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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