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죽어야 끝나는 것인가?” 가해자 인권 보호 속 피해자 보호 외면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2/09/19 [12:54]

 

[한국인권신문=박천웅 기자] 

 

- 이수정 교수 “신당역 살인, 스토커 인권 보호하다가 역무원 희생”

- 전문가들 “한국 사회, 스토킹 범죄·성범죄 등의 구속에 소극적”

지난 14일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 인권 보호 기준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두고 가해자 인권을 지키려다 피해자 희생으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라는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가해자 전모 씨는 지난 14일 밤 9시 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피해자인 20대 여성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전 씨는 범행 당시 흉기, 샤워캡 등을 준비해 A씨 근무지인 신당역으로 향했고, 그는 1시간 10분 동안 신당역 화장실 앞에서 A씨를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전 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A씨를 신입사원 교육에서 처음 만나 교제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씨는 만남을 거부당하자 A씨를 불법 촬영물 등에 의해 협박한 것도 모자라 지속적인 스토킹 가해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A씨가 꾸준히 전 씨를 고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전 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경찰은 같은 달 서울교통공사에 수사 개시를 통보했다. 전 씨는 이로 인해 직위 해제됐지만 A씨를 또 다시 스토킹했다. A씨는 지난 1월 전 씨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재차 고소했다.

전 씨는 지난 2월과 6월 각각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와 스토킹 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검찰은 8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 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전 씨는 징역 구형 이후에도 불구속 상태에서 A씨를 스토킹하다가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이 가해자의 지나친 인권 보호 결과에 따른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피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최대한 배려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는 제대로 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교수는 스토커가 매우 위험한 범죄인만큼 피해자 분리를 위해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원이 불구속 상태에서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행사하게 한 점, 반성문을 마지막까지 받아줬다는 점에서 지나친 가해자 인권 보호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가 스토킹 범죄, 성범죄 등의 구속에 소극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무죄 추정의 원칙 및 인신 구속에 대한 판사들의 부담감 등이 복합 작용해 과도한 피의자 인권 보호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스토킹 관련 송치 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피의자 총 545명 중 58명(10.6%)만이 구속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가해자 구속의 허들이 너무 높다며 이를 적극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범 위험이 명백하고 현저한 성범죄 및 스토킹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최소한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속 사유에 ‘피해자·참고인 위해 우려’를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행법은 주거 부정, 증거 인멸 우려, 도주 우려 등을 피의자 구속 사유로 보고 있다. 피해자·참고인 위해 우려 등 보복 가능성은 구속영장 발부 시 단순 고려사항에 불과한 것이 현 실정이다.

 

박천웅 기자 pcw8728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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