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 칼럼] 변희수 전 하사를 애도하지만...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1/04/05 [10:45]

 

[한국인권신문=배재탁]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4일 경찰에 의하면 119구급대가 전날 오후 변 전 하사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상당구 정신건강센터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5시 49분쯤 변 전 하사가 자택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경찰은 변 전 하사의 시신 상태 및 부패 정도 등을 볼 때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애도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도 성명을 냈다.

필자 역시 안타깝게 생각한다. 필자는 트랜스젠더 2명의 지인과 가깝게 지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2020년 2월 21일 “아주 이기적인 성전환 부사관”이란 제목의 칼럼을 올린 바 있다. 자신의 입장과 인권만 내세웠지 다른 사람의 인권을 무시했다는 요지였다.

즉 군 특성상 다른 여군들과 생활하면서 같이 자고 씻고 옷 갈아입고 몸을 부딪혀야하는데, 다른 여군 입장에서 얼마 전까지 남성이었던 사람과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탓하거나 본인의 인권만 주장하기 전에, 다른 사람 입장과 인권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전역을 1년 정도 앞두고 굳이 그 시기에 갑자기 성전환 수술을 받은 이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시 군에선 변 전 하사에게 여군으로 계속 복무할 수는 없고, 만약 여군으로 복무하고 싶으면 여군으로 새로 입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변 전 하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필자는 비슷한 시기인 2020년 2월 12일에 “트랜스젠더가 조롱이나 혐오의 대상인가?”라는 칼럼을 올린 바 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숙명여대에 합격하고도 학생들의 거부로 입학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었다. 학교는 군대와 달라서, 같이 자고 씻고 옷 갈아입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있다.

사망한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는데, 그러면 며칠 동안 아무도 변 전 하사를 찾지 않은 것인가? 가족도 친구도, 그를 지지하던 군인권센터도 연락도 없었거나 관심을 끊었다는 얘기다. 지역 정신건강센터 담당자가 이상하게 여겨 신고해 사망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역 정신건강센터에 다닌 걸 보면, 변 전 하사는 성전환수술과 이후 일련의 사태로 인해 마음의 병을 심하게 앓았고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나 보다. 또한 별 준비 없이 성급하게 성전환수술을 강행(?)한 것에 대해 크게 후회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애도하지만, 그렇다고 시민단체나 일부 네티즌처럼 변 전 하사를 미화하거나 영웅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울러 성전환수술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진로까지 고려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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