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탁 칼럼] 교도소를 활용하는 청송군민들의 지혜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1/03/29 [10:33]

 

[한국인권신문=배재탁] 

 

우리나라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 우리 동네엔 혐오시설을 둘 수 없다)현상’이 두드러진다.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시설, 예를 들면 쓰레기 소각장 같은 곳은 누구나 필요하지만 우리 동네엔 들어오면 안 된다고 반대한다. 머리띠 두르고 경운기로 길 막고 난리를 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소위 혐오시설 짓기가 참 힘들다.

 

교도소도 혐오시설 중 하나다. 그러나 청송군만은 반대다.

청송군에 따르면 윤경희 청송군수가 지난 18일 청송군 진보면에 있는 경북북부2교도소를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여자 교도소’와 ‘법무연수원 청송캠퍼스’ 건립을 요청했다고 한다.

청송군 진보면에는 현재 경북 북부 제1·제2·제3 교도소와 경북직업훈련교도소 등 4개의 교도소가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여자 교도소가 하나 더 지어진다면 청송군에 있는 교도소는 모두 5개가 된다.

이와 같은 청송군의 5번째 교도소 유치 희망은 2014년부터 계속됐다. 청송군 진보면 주민들은 ‘종합 교정 타운’을 목표로, 2014년 25개 리 이장과 24개 주민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청송 교정시설 유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송군이 교도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교도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교도소 면회 갈 때 빈손으로 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뭐라도 사가고, 올 때엔 지역 농산물이나 과일을 사가지고 간다. 먼 곳에서 오는 사람이라면 숙박시설도 이용한다.

게다가 시설이 들어서면 시설 관련 종사자들과 가족이 살아야 하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사실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울진 등 원전 지역이다.

처음 원전이 들어설 때 지역 주민들은 격렬히 반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원전 때문에 나름 풍요롭게 살게 되었고, 거꾸로 원전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지역이 되었다.

 

한편 2019년 네이버는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에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었다. 다른 지역들은 용인시를 부러워했지만, 정작 용인시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되었다. 용인시민들은 전자파와 디젤 발전의 위해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되자 전국 각지에서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나섰고, 용인시는 뒤늦게 재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참으로 용인시민들의 한심한 작태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이것저것 따지면서 무조건 반대를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이 진리도 아니고, 그들이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를 격렬히 반대하고 무산시킨 용인시민들은 지금 행복할까?

 

이젠 우리나라 국민들도 혐오시설을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지혜롭게 그것을 이용해 어떻게 산업으로 발전시킬까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것이 바로 청송과 용인 주민들의 생각의 차이다.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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