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백종관 기자]
‘거짓 미투’ 피해자인 박진성 시인이 자신의 SNS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뒤 사라져 경찰이 신변파악에 나섰다.
15일 대전 동부경찰서는 전날 밤 “박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박 시인의 신변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오늘 오전 현재까지 박 시인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인은 전날인 14일 자신의 SNS 계정에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는 내용의 심경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 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진성 시인은 지난 2016년 10월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비난에 시달려 왔던 박 시인은 지인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토로하고, 잘못된 ‘미투’를 바로잡기 위해 정정보도 신청, 소송 등 여러 노력을 쏟았다.
이 결과 거짓 미투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드리워진 그림자를 박 시인 혼자 지우기에는 부족했다.
박 시인은 2018년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으나 경찰에 의해 무사한 것이 확인된 적이 있다.
박 시인은 “2016년 그 사건 이후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박 시인은 “제 돈을 들여 아무도 읽지 않는 시집을 출판도 해 봤고 죽고 싶을 때마다 꾹꾹, 시도 눌러 써 봤지만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며 “살려고 발버둥칠수록 수렁은 더 깊더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역시 문학계 미투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황병승 시인 사망 등 확인되지 않은 '거짓 미투'의 의한 피해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백종관 기자 jkbaek17@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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