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주민을 배제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0/06/12 [09:32]

 

 

[한국인권신문=장수호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시장 및 △△도지사에게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의 발병과 확산은 단순히 건강과 안전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고 일상적인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위축·중단시켰으며, 인간존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삶을 위협하는 세계적 재난상황을 초래하였다.

    

○○시는 2020년 3월 18일 재난상황으로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을 소득기준에 따라 한시적으로 긴급지원 하고자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전국 최초 시행’을 발표하였고, △△도는 3월 24일 소득과 나이에 상관없이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기본소득 지급’시행을 발표하였다. 이 때 발표된 ○○시와 △△도의 재난긴급지원금 지급대상에 외국인주민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2009년 ○○시에 와서 현재 12년 째 거주 중인 외국국적동포, △△도에 거주하면서 자녀를 혼자 키우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등을 포함하여 이주민 당사자들과 이주인권단체는 ‘지방자치단체가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지역 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을 배제한 것은 차별행위이자 인권침해’라고 4월 2일 인권위에 진정하였다. 

    

○○시는 한정된 재원으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가구 구성과 소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외국인을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결혼이민자, 난민인정자 등 일부 외국인은 포함하여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최소화하였고, ○○형 긴급복지 물품 지원 등 다른 지원을 통해 등록외국인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는 모든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황에서 긴급하게 지급하기 위하여 주민등록전산시스템에서 전체 현황 파악이 불가한 외국인을 부득이하게 제외하였으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2020년 5월 4일 조례를 개정하여,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에 대하여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였다고 의견을 제출하였다.

    

인권위는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진술, 전문가 의견, 코로나19 관련 소득지원 국내외 사례 등을 조사하고, 헌법과 지방자치법 등 국내법령,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UN과 국제사회의 결정 등을 기준으로 하여, ○○시와 △△도가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외국인주민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헌법 제11조, 인종차별철폐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에 위반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인권위는 2020년 5월 21일 제8차 전원위원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주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을 수립·집행하면서, 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는 외국인주민을 달리 대우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주민이 배제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장수호 기자 protect7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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