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클럽 입장 제한은 차별

해당 클럽에 입장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도록 영업방침 개선 권고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8/29 [14:04]

 

 


  

 

[한국인권신문=조성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인종과 피부색 등을 이유로 인도계 미국인의 클럽 출입을 제한한 행위는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고객의 클럽 입장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도록 영업방침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진정인 A씨(인도계 미국인)는 작년 6월 16일 24시경 친구 B씨(한국계 미국인), C씨(한국인)와 함께 거주 지역에서 유명한 해당 클럽에 방문했으나, 클럽직원이 진정인의 친구에게 “외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며 입장을 제지했다며,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상업시설 이용에 있어 차별을 받았다”고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해당 클럽은 “외국인 출입 시 음주 문화의 차이로 인해 옆 테이블과의 마찰 및 폭력행위, 술값 혼동으로 인한 직원과의 시비, 주류대금을 받지 못하는 것 등 수많은 외국인 사고 실태를 경험했기에 외국인에 대해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돌려보내고 있으며, 인종이나 피부색에 따라 출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외국인이라면 출입이 금지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에 관한 국제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에는 ‘당사국은 인종, 피부색 또는 민족이나 종족의 기원에 구별 없이 만인의 권리를 법 앞에 평등하게 보장하고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폐지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f)항에서는 ‘운송, 호텔, 음식점, 카페, 극장 및 공원과 같은 공중이 사용하는 모든 장소 또는 시설에 접근하는 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인권위는 클럽 직원이 인도계 미국인인 진정인의 모습을 보고 한국계 미국인인 참고인에게 “외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고 하면서, 한국계 미국인인 참고인에게는 별도의 입장제지를 하지 않은 점, 내외국인을 구분하는 별도의 절차 없이 출입제한 대상여부를 외관상으로만 확인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은 인종, 피부색을 이유로 진정인의 클럽 이용을 제한한 것으로 봤다.

    

또한 피진정인을 포함한 상업시설 운영자들은 '헌법'에 따라 최대한의 이익 창출을 위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할 자유가 있으나 그와 같은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특히 특정 집단을 특정한 공간 또는 서비스의 이용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으로 구현되는 경우에는 그에 합당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봤다.

    

 해당 클럽은 주류를 판매하고 장소가 협소하여 술에 취한 여러 사람이 밀집해 유흥을 즐기다 보면 주변의 사람들과의 마찰이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상존하나 △외국인이어서 해당 클럽 이용상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설로 보이지 않으며, △진정인을 포함한 일행들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내국인 친구와 함께 해당 클럽을 이용하려 했으므로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바, 해당 클럽의 이용과 인종, 피부색 사이에 합리적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인종과 피부색을 이유로 음식점, 목욕탕 등의 상업시설 이용을 제한하여 접수된 진정사건에 대하여 시정을 권고한 반면, 주류 제공이 주된 영업인 클럽 이용과 관련해서는 여러 이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이유 없이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다인종·다문화 사회에서 더 이상 위와 같은 입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인권위는 전원위원회의 의결로 ‘인종과 피부색 등을 이유로 한 클럽 이용 제한’에 관한 종전의 입장을 변경, 이 사건 진정을 인용했다.

조성제 기자 sjobu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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