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병 주고 약 주는 나라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5/01 [09:12]

 

 

[한국인권신문=엄길청]

2008년 발생한 미국 발 금융위기가 어느 새 10년을 넘기고 있다. 미국의 금융공황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위기에 빠지게 된 이번 사태는 양적완화라는 신속하고도 특별한 정책의 발동으로 이제껏 장기 수습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리고 2017년에 이르러서는 글로벌경기 회복의 기운이 느껴질 만큼 동시다발적으로 지구촌 경제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 연준(FRB)은 그해에만 세 차례의 기준금리를 인상해 2016년에는 1%가 안 되던 금리가 2017년 연말에는 1.25-1.50%로 기준금리가 인상되었다. 당시 우리나라도 미국과 금리역전의 부담을 고려하여 1.25%에서 1.50%로 금리를 인상하였다. 그러나 그 후로 글로벌경제는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아연 그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회고해보면 2017년은 상당한 나라들이 주가나 환율이 안정을 찾고 있었다. 미국의 주가도 상승했으며,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주가가 안정을 보이고 그들 통화의 대미환율이 하락했으며,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도 주가가 무난히 상승했었다. 금을 비롯하여 구리, 팔라듐, 니켈도 상승했고, 원유도 상승했다. 다만 곡물만 조정을 보인 상태였다.

 

당연히 우리나라 주가도 연중 상승했고, 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 SK텔레콤, 셀트리온 등 대표적인 대형주식들이 대부분 상승했고,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정도가 조정을 보인 정도였다.

 

그러나 2017년 이후 2018년에 3차례, 2019년에 2차례의 금리인상을 미리 예고한 후 옐런 연준의장이 임기를 마치고 나서 등장한 파웰의장은 이를 엄중히 준수하는 행보를 보여 오늘까지 글로벌 경제는 미국 금리인상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과 역전이 되고 새로운 정부로의 정권교체로 정치사회 지평이 달라지면서 우리나라는 2019년 들어와서 급기야 경제성장률의 하락반전의 부메랑을 만나고 있다.

이런 후폭풍은 미국의 시장의존도가 큰 독일, 일본 등 선진국 모두가 경기부진의 어려움으로 겪고 있다. 특히 연장선상에서 미국에게서 개별적인 통상장벽을 만난 중국은 더 큰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다. 북한의 대북제제도 이 시기를 지나면서 더욱 국가운영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2019년 1/4분기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국가적으로도 힘들고 정부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마침 이 와중에 임기초반에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소득주도 성장 등의 여러 가지 사회적 분배정책의 실행에 주력한 정부이다 보니 그 책임론이 즉각적인 반향을 얻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경제동향의 부진요인에 대해 여러 가지 정황을 보고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영향요인은 2018년의 파웰 연준의장이 주도한 미국의 과도한 금리인상이라고 보여 진다. 그는 취임 당시에 지나칠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금리인상의 신호를 보내어 2018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어렵게 만들었다. 물론 이제 와서 미국 연준이 다시 금리인하의 사인을 내기도 하지만 2018년에만 적절히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했어도 이런 어려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1.50%-1.75%를 넘기면서부터 글로벌경제가 부담이 커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유럽의 경제회복이나 글로벌경제의 내성을 볼 때 작금의 지구촌 경제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75%임을 고려할 때, 미국 기준금리의 적정기준으로 대체로 2.0% 이하 정도가 적당한 가이드라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그보다 높은 2.25-2.50%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체질이 상당히 살아난 인상을 준다. 미국은 2019년 1/4분기의 미국 자체의 경제성장률이 3%대로 다시 강해지는 조짐이 있어 자신들의 입장으로는 기준금리를 급하게 내릴 필요가 크지 않지만, 글로벌 경제의 운신으로 보자면 적절한 시점에서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일 미국이 자국의 형편만 생각하면 금리인하에 냉정할 수 있겠지만, 2/4분기를 지나면서 자국의 경제성장이 글로벌 경기의 부진여파로 인해 다시 둔화되면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미국이 여기서 자국의 견조한 성장세 유지로 인해 상당기간 동안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있는다면, 우리나라나 대다수 국가의 주가나 경제성장은 답보상태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내수성장으로 성장률 부진을 견인할 모멘텀 마련을 위한 사전적인 정책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필요시 금리인하나 재정지출 확대, 기업 설비투자 증대, 건설경기 지원 등의 경기부양 조치가 더불어 고려되어야 할 시점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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