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도 결국 쪼개지나?

배재탁 | 입력 : 2017/11/20 [10:46]


 

 

    

[한국인권신문=편집부국장 배재탁] 국민의당 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친안계’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하는 ‘반안계’ 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합리적 개혁세력의 빅텐트를 처야 한다’고 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자, 반안계의 좌장격인 박지원 전대표가 이에 반해 ‘교섭단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하면서 일이 점점 더 불거졌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율 폭락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자신들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사실 당시 국민의당은 급조되다시피 했는데 그 와중에서 사전에 충분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까지 영입할 수밖에 없었고, 생각지도 못한 돌풍을 일으키면서 수준 낮은 의원이나 주요 당직자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 중 일부가 대선 증거 조작이니 뭐니 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계속 만들어 냈다.

결정적으로는 안철수 후보가 TV토론에 나와 ‘유치원생 수준’의 토론을 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초반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득표를 얻는데 그치자, 당에 대한 지지율 급락과 함께 ‘반안’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젠 국민의당 지지율이 5% 수준이고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되다 보니 누가 봐도 한심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지율을 다소나마 회복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었다.

최근에도 바른정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고 3당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국민의당의 역할이나 목소리가 아주 중요해졌는데, 너무나 조용하다. 정책정당으로서 별 역할도 안보이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아 보이지만 그냥 팔짱 끼고 가만히 있다.

    

그 저변에는 국민의당 자체의 태생적 한계도 있어 보인다.

2017년 11월 14일 현재 국민의당 국회의원 수는 40명이다. 그중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친안계가 13명 정도, 호남권을 중심으로 하는 반안계가 12명 정도로 아주 팽팽하다. 사안에 따라 이합집산이 가능하므로 현재 어디가 더 우세하다고 하긴 어렵다. 만약 반안계 15~20명 정도의 의원이 탈당하고, 바른정당 10명 정도와 합당하면 국민의당 입장에선 어떤 경우가 더 이익일까?

    

    

국민의당 반안계 의원들에게 묻는다.

    

“더불어민주당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별도의 당을 만들 경우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가?”

“박지원 대표가 당의 정체성 운운한 데 있어, 정체성이란 곧 호남당이란 뜻 아닌가? 영남을 포함한 전국 정당으로 나아갈 생각은 없는가?”

    

안철수 대표는 현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합리적 개혁 세력의 통합’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응답(49%)이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응답(16%)보다 3배정도 많았다. 즉 안철수 대표 입장에선 호남에서는 이미 끝났고, 중도세력을 모으는 게 훨씬 낫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지원 전대표는 영남출신이 많은 바른정당과 손잡는 순간 호남 민심과 표는 떠나면서 그들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국민의당이 ‘중도통합’으로 갈지 ‘호남당’으로 갈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그동안 계속 기회가 있어 왔는데도 인재가 부족해서인지 갈등이 많아서인지, 스스로 기회를 못 살린 것은 그들 모두의 책임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엔 어떤 형태로든 결국 갈라설 것 같다.

    

< 편집국 부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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