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공무 중 사망 비공무원 순직인정제도 개선해야”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7/07/20 [21:20]

 

 

[한국인권신문=이광종]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지난 7월 16일 폭우로 인한 도로보수 업무 수행 중 사망한 충청북도 도로보수원의 명복을 빌고 그 유가족에게 위로를 표하며, 다시 한 번 인사혁신처장에게 공무 수행 중 사망한 비공무원에 대한 순직인정제도 개선을 촉구합니다.

 

인권위는 지난 4월 13일 인사혁신처장에게,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기간제 교원 2명을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하고, 공무 수행 중 사망하는 경우 다른 비공무원도 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인권위는 이 권고 결정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 관계법을 적용 받는 직업공무원과 「근로기준법」 등 민간 고용관계를 규율한 법령의 적용을 받는 비공무원으로 이원화된 고용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1998년 경제위기 이후 국가에 고용되어 공무를 수행하는 비공무원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향후 공무 수행과정에서 사망하는 비공무원이 발생할 경우 유사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한 무기계약직 등 비공무원이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른 통상적 의미의 공무원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1호 나목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4호에서 규정하는 “그 밖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으로서 수행 업무의 계속성과 매월 정액의 보수 지급 여부 등을 고려하여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사람”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1년부터 충청북도 도로관리사업소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재직 중이었던 이 도로보수원은 16일 종일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한 도로보수 업무를 수행하다 사망했으나, 무기계약직은 정규직 공무원이 아니므로 「공무원연급법」 상 순직 인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알려져, 공무 수행 시 사망한 무기계약직의 순직 인정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순직이 경제적 보상 이상의 존엄한 명예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순직 인정은 공무를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각에선 비공무원이 공무원연금 기여금을 납부하지 않으므로, 공무원에 준해 순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국가는 공무 중 사망한 자가 공무원 신분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고용주로서 피고용인의 재해보상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과 비공무원이 동일한 공무를 수행하다 동일한 상황에서 사망할 경우, 공무원은 「공무원연금법」을 적용해 ‘순직’으로 인정하는 반면, 비공무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적용해 ‘업무상 재해 중 사망’으로 처리하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및 「헌법」 제11조가 보장하는 평등권 위반의 차별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습니다.

 

다행히 인권위 권고 이후 세월호 참사 시 사망한 기간제 교원의 순직이 인정되었으나, 공무상 사망한 비공무원 순직인정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이 아닌 개별적인 사례로 인정되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공무 중 사망한 비공무원의 순직 인정과 관련해 법과 제도를 개선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17. 7. 20.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이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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