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중국에 닥치는 어려움들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0/01/30 [10:01]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지금은 미국과 중국의 양대 강대국시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특히 중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온 전문가들이나 중국 사회의 현실경험자들은 그런 경향이 더욱 짙은 것을  본다. 아마도 과거의 중국과 오늘의 발전상을 보면 그런 견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자고로 한 국가의 내부 체제적 역량은 적어도 100년을 넘게 진통과 내공의 시간이 흘러야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 신생국가라고 하지만 미국은 벌써 현재의 시장경제와 민주정치를 시행한지가 200년이 넘었다. 유럽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그 이상의 시간을 오늘의 현대국가의 기반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러시아는 구 제정러시아에서 벗어나 공산 소련연방 시대를 지나고 다시 1970대 후반의 체제혁명인 페레스트로이카로 인해 오늘의 러시아로 온 이래로 불과 4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러시아의 경제나 외교적 역량은 그 시간과 비례하여 지금 현실에 작용하고 있다. 초강대국이던 러시아 경제규모는 지금 우리와 비슷한 정도이고 국민소득은 우리보다 크게 못 미친다.

 

중국은 공산당의 역사도 소련보다 짧아서 1940년대가 시작이고, 등소평의 흑묘백묘 로 출발한 개혁개방 정책도 역시 1970년 말이 시작이라 이제 경제개발 국가로의 전환은 불과 40년 남짓이다. 인접한 일본과 한국의 도움으로 그들은 쉽게 제조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제 막 중진국으로 발돋움 하려는데 서구 세계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나타나 그동안의 글로벌제조의 판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성장을 지속할 때는 마치 자전거처럼 계속 달릴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부채가 공급이 된 국가라서 무엇보다 이자와 원금이 잘 갚아져야 하고, 늘어나는 사람과 자산을 신속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매출이 잘 돌아가 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국가가 기업이나 주식시장이나 성장성과 활동성이 일단 높아야 한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글로벌 생산경제는 전혀 딴판으로 흐르고 있다. 이 시간동안 반도체회사들이나 첨단 신소재기업들이나 플랫폼 기업들이 크게 돈을 번 것을 보아도 알겠지만 점점 사람이 필요가 없는 지능정보 생산과 유통과 소비의 세계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도 전체 인구 중에서 3억 명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전 국민의 60%가 농민이었다. 이제 막 공업으로 상업으로 서비스로 전환을 시작하는 나라인데 이렇게 지식선진국들과 문화선진국들이 판을 다시 흔드는 것이다. 그 지식과 문화의 본질은 오래 지켜온 서구적 가치의 보편화이다. 그 중에는 먼저 민주가치가 있고, 인권가치가 있고, 투명한 사회의 가치가 있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글로벌 세상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완성도가 높아질 형국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남성위주의 상품 생산사회에서 남녀평등의 상품사용사회로 세상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 또 주로 노동조합이 근로조건과 근로보상을 가지고 사용자와 다투던 시절에서, 노조와 정치인들이 전체 국민을 상대로 사회적 고용환경과 근로소득 개선을 놓고 대국민 협의를 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시간이 문제이지 중국도 곧 이런 일이 닥치지 않겠는가. 아무리 공산당 정부가 중국식 사회주의를 지키고 싶고 나아가 전 세계에 전파하고 싶겠지만. 이미 활짝 열린 지식정보사회에서 또 개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세상 누구와도 연결이 가능한 글로벌공감대 문화환경에서 15억명의 중국인들의 마음을 불과 6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하나의 사상적 가치로 다스리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지난한 사회적 목표이다.

 

중국은 크게 두 가지의 내부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선 대대적인 축소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우선 삽시간에 거대해진 중후 장대한 인적투입의 생산시설을 축소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설투자에 들어간 장기부채도 자산매각으로 상환하거나 자기자본으로 안정적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또 하나는 중앙국가의 통제를 줄이고 지방과 산업과 기업에게 자율권을 주어 스스로 자기역량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결국은 각자도생으로 살아남게 하여야 한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만에 하나 미국과 유럽이 서서히 살아나서 다시 금리를 일정하게 올리게 되면 글로벌 자금들이 일시에 서구로 집중하여 늘 염려하던 중국의 외환위기가 현실이 될 수가 있다.  마치 우리가 1998년에 겪은 외환위기가 중국에 닥칠 수 있다, 

 

2020년 초부터 우리도 걱정이 태산이 된 우한발 바이러스 공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글로벌 사회는 중국을 더 우려스럽게 보게 한다. 오래전부터 금융 불안의 잠재적 공포가 내재된 중국이 이렇게 사회질병과 자연환경에서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가 된 현실을 우리는 지혜롭게 대응해야 하겠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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