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백종관 기자]
- 불법 도박 시장 100조 규모, 합법 도박은 대부분 감소 추세
최근 10년 사이 도박 범죄소년은 5.5배 증가했으며, 만 13세 미만 도박 촉법소년은 올해에만 45명 입건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도박 범죄소년 및 촉법소년 검거 현황’에 따르면, 도박으로 입건된 범죄소년은 15년 59명에서 올해 8월에만 328명으로 10년 새 5.5배 폭증했다. 2020년까지 통계에 잡히지 않던 만 13세 미만 촉법소년은 올해 45명이나 검거되었다.
도박 범죄소년은 형사 입건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다. 초범, 판돈 50만원 미만이면 훈방 처분, 500만원 이상일 경우 형사 입건된다. 따라서 도박 범죄소년은 재범 이상이거나, 판돈이 500만원 이상, 또는 주도적으로 도박판을 열어 이득을 취한 경우인데 이러한 중죄를 저지르는 범죄소년과 촉법소년이 매년 급증 추세인 것이다.
또 치료를 요하는 청소년 고도 도박 중독 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5년 27명이던 만 19세 이하 청소년 도박 중독 환자 수는 24년 181명으로 뛰었다. 저연령 환자도 급증하여 올해에는 만 10세 도박 중독 환자도 발생했다. 청소년 도박중독 치유상담 인원 또한 증가하여 17년 503명이던 청소년 상담자는 24년 7월 2,349명에 달한다.
청소년 도박이 급증한 시기는 코로나 직후 불법 도박 사이트가 창궐한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집합금지 명령으로 강원랜드 등 합법 도박장이 문을 닫자 불법 온라인 도박이 성행했는데 이후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증가해 22년 사감위 실태조사 당시 100조 규모로 추산되었다.
반면 카지노, 경마, 경륜 등 합법 도박 시장 규모는 복권과 스포츠토토를 제외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강원랜드의 작년 매출은 1조 3천억원으로 코로나 이전 매출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이 불법 도박을 접하게 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불법 OTT, 웹툰, 웹소설 공유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광고 노출 배너를 통해 들어가기도 하고, 친구 권유로 시작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를 통해서 불법 도박을 접하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바카라’를 검색할 경우 수십 개의 실시간 생방송을 성인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으며 유튜브 댓글란에는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가 도배되어 누구든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급증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창궐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대응팀 TF’가 작년 11월 구성됐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주일~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복제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에서 이틀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방통위 내 심의 담당 직원은 불법 금융 업무를 병행하는 5명에 불과하고 도박사이트 심의 건수는 2015년에도 5만 건, 23년에도 5만 건으로 매년 5만 건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강유정 의원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몇 년째 청소년 불법 도박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전무하다”며 “유튜브에서 누구나 성인인증 없이 도박을 시청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방치한 문제에 대하여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겠다”고 밝혔다.
백종관 기자 jkbaek17@naver.com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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